K팝 신 배운 변태, 노상윤 감독의 아이돌 촬영법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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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신 배운 변태, 노상윤 감독의 아이돌 촬영법

K팝 신의 배운 변태, 젊은 천재, 뭐라 불리든 1994년생 노상윤 감독은 K팝에 자기만의 인장을 찍었다. “카메라 앞에 피사체가 섰을 때, 저는 정말 사랑해버려요.” 연인이 찍은 듯 서정적이고 내밀한 시선의 영상부터 화려한 세트에 온갖 메타포를 쏟아부은 영상까지, 노상윤이 찾아낸 NCT, 더보이즈, SuperM, WayV, 아이브의 낯익지만 새로운 얼굴.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2.11.20
 

HAUS of TEAM 노상윤

NCTㆍ더보이즈ㆍSuperMㆍWayVㆍ아이브 작업에서 드러나는 노상윤 감독의 특징은 인물 본연의 모습을 이끌어낸다는 것. 밀착된 심리적 거리, 내밀하고 고유한 느낌, 이야기가 담긴 눈빛, 무언가 말하려는 듯한 입술 등 노상윤의 카메라가 피사체와 눈이 마주칠 때 우리는 저항없이 사랑에 빠져버리는 것이다.
우리가 만나기 전, 내게 보낸 메일에 인상적인 대목이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MTV VMA 디렉터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꾼 될성부른 어린이였다고.
맞다. 빅토리아 시크릿 쇼의 화려한 세트에서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섹시백’을 부르는 걸 보면서 눈이 휘둥그레졌었다. 패션 에디터도 되고 싶고, PD도 되고 싶고, 쇼 디렉터, 사진작가도 되고 싶었는데 결국 모아보면 비주얼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거다.
 
패션지 어시스턴트를 하다가, 인스타그램이 활성화되면서 비디오그래퍼를 찾던 시장의 니즈와 맞물려 김영준 포토그래퍼와 함께 영상 일을 시작했다. 사진보다 영상을 업으로 택한 이유는?
본능적으로?(웃음) 포토그래퍼의 경우 요즘엔 인스타그램에 포트폴리오를 올려 주목받으면 바로 프로로 데뷔할 수 있지만, 그때만 해도 도제 시스템이 있었다. 하지만 비디오그래퍼는 카메라와 나만 있으면 됐다. 기회도 더 많았고.
 
더보이즈 AAA 화보.

더보이즈 AAA 화보.

 
NCT 재현의 ‘Poetic Beauty’가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다. 아이돌 산업에서의 일반적 접근과는 달랐다. 서정적이고, 시적이고, 내러티브가 있었고, 시선이 느껴졌다.
영화 〈토탈 이클립스〉에서 디카프리오가 연기한 랭보처럼 연출해보고 싶었다. 시를 쓰고, 읽고, 낭독하는. 재현이 끄적일 수 있도록 4가지 종류의 연필을 준비했고, 재현이 볼 사진집 8권을 준비해 이것도 해보자, 저것도 해보자, 열의에 차서 제안했는데 SM에서 다 수용해줘 자유롭게 한 작업이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한,  NCT DREAM 멤버들의 어린 얼굴을 60초 동안 긴 호흡으로 담은 것도 좋았다. 시네마틱하더라.
NCT DREAM 멤버들이 첫 번째 앨범 〈We Young〉을 할 무렵이었는데, 밝고 활기차고 신나는 무드의 콘셉트였다. 나는 콘셉트 밖에 있는, 꾸며지지 않은 소년들을 보고 싶었다. 그래서 60초 동안 바라본 모습 그대로를 담았다. 처음엔 본명을 써서, 제목도 ‘60초의 이제노’, ‘60초의 이민형’이었다. 나는 가려진 것, 보여지지 않은 것, 그러나 진짜인 것. 그런 것에 늘 호기심이 간다.
 
NCT U ‘THE BOSSES’(태용, 도영, 정우).

NCT U ‘THE BOSSES’(태용, 도영, 정우).

당신의 기획력을 제대로 보여준 작업, 더보이즈 아이덴티티 필름 ‘제너레이션 Z’를 기획했다. 인터뷰 형식으로 멤버들 개인의 속마음을 이끌어내고, 거기서 콘셉트를 잡아 영상을 만들었다. K팝에서 보지 못한 새로운 기획이었다. 이런 게 바로 ‘피처’적인 콘텐츠라는 건데(웃음) 나도 인터뷰와 화보를 많이 해봐서 안다. 이렇게 개개인의 속마음을 듣고, 개성을 포착하고, 그걸 비주얼라이징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더보이즈와 계약하자마자 냅다 인터뷰부터 했다. 나는 데뷔 전부터 이들을 봐왔다 보니 접근이 더 쉬웠다. “너 요즘 어때?”, “이건 왜 그래?” 이런 식의 편한 질문을 툭툭 던지고 녹취를 풀면서 흥미로운 부분에 하이라이트를 쳤다. 회사에서는 걱정이 많았다. 너무 솔직하기도 하고, 우울해 보이기도 하고, 그들의 말에서 출발하는 진짜 모습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거니까. 하지만 입체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을 좋아해주는 분이 많을 거라 생각해 기획을 고수했다. 꼭 언급해주면 좋겠는데(웃음) 이건 엄청난 협업이다. 마음을 열고 솔직한 말을 해주는 아티스트가 있고, 함께 이끌어낸 팀원들이 있고, 그걸 하게 해준 회사가 있어 이 콘텐츠가 있는 거니까.
 
NCT127 ‘Irregular Office’.

NCT127 ‘Irregular Office’.

그 결과물로 “사람들이 저를 착하다고 하는데, 착하기만 하면 매력 없잖아요”라는 주연의 음성과 함께 나쁜 남자처럼 섹시한 모습이 보여지고, “JUYEON IS NOT SUCH A GOOD BOY”라는 자막이 뜬다.
그들의 말에서 포착한 개성과 매력을 상태 창에 띄우듯이 만들어보고 싶었다. 아주 사소한 말에서 극까지 밀어붙이는 뚝심이 필요했던 작업이다. 계속 타협하며 이것 때문에 안 되고 저것 때문에 안 되고, 그러다 보면 이도 저도 아닌 게 나오기 마련이라 이런 건 끝까지 밀어붙여야 한다.(웃음)
 
그리고 일종의 리브랜드 필름인 ‘Be Your Own King’에서는 주연의 이미지를 다시 순진무구하게 뒤집어버린다. 
아이돌이 하나의 이미지로 고정되면 소모되기 쉽거든. 그래서 그들의 다른 모습을 찾아 입체적 인간임을 보여주고 싶었다.
 
어떻게 이미지를 잡나?
우선 무드를 잡는다. 좋아하는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한 명 한 명씩 곱씹으며 머릿속에서 옷을 입히고 어울리는 이미지를 매칭한다. 그런 다음 그 애가 어떤 배경으로 어떤 빛에서 어떤 표정으로 걸어 들어올지 상상한다.
 
더보이즈 ‘GENERATION Z’.

더보이즈 ‘GENERATION Z’.

NCT 127의 ‘Irregular Office’와 ‘Regular Dream’ 뮤직비디오에서 멤버들을 오피스 공간에 데려와 슈트를 입혔을 때, 반응이 뜨거웠다.
이건 정말 팬들이 그렇게 좋아할 줄 몰랐다.(웃음) 그저 ‘NCT가 휘황찬란하고 아방가르드한 패션을 많이 선보였으니, 심플하고 담백하게 슈트를 입혀보자. 오피스로 가보자’ 그런 생각이었다.
첫 걸 그룹, 아이브의 작업은 어땠나? 〈LOVE DIVE〉부터 〈After LIKE〉까지, 자신만만한 소녀들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미성년자고 걸 그룹이기 때문에 대상화를 경계하면서 작업했다. 자신감 있고 화려하되, 대상화하지 않고, 지금 이 시기의 소녀들만이 뿜을 수 있는 걸 찾아내려 했다. 사실 인간의 매력과 성적 매력은 무 자르듯 분리되기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인간을 셀링해야 하는 아이돌 산업에서 매력적으로 보이되 대상화되지는 않도록 비주얼을 만든다는 건 많은 숙고와 검토가 필요하다. 거기에 힘을 많이 쏟은 것 같다.
아이브 ‘I’VE SUMMER’ 필름.

아이브 ‘I’VE SUMMER’ 필름.

정세랑 작가의 글이 들어간 ‘‘I’ve Summer film’처럼, 나는 당신의 작품에 내러티브가 존재한다고 느낀다. 한 장의 이미지라도 서사가 심어져 있다.
비주얼 작업을 할 때 그 전후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편이다. 지금 생각난 건데, ‘A to BOYZ’ 영훈 편은 옥탑방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소년의 이야기였다. 옥탑방이 있는 건물의 건물주에게 허가를 받고 찍고 있었는데 옆 건물에서 한 아저씨가 화를 내며 올라오신 거다. 아저씨가 문을 쾅 치면서 고함을 질러 수습하면서 죄송하다, 죄송하다 그랬는데, 영훈에게 “저 아저씨가 너의 사장님인 거야”라고 디렉션을 줬던 기억이 난다.(웃음) 그들은 아무래도 그런 환경에 노출된 경험이 적으니까.
 
레퍼런스를 어떻게 찾나?
캡처를 정말 많이 한다. 이미지에 대한 소유욕이 강해 지금 이 맥북에도 영화와 뮤직비디오, 패션 필름, 광고, 예능, 각종 영상 캡처를 수만 장은 모아뒀다. 유튜브나 비메오에도 아카이빙한 목록이 있고, 휴대폰, 맥북, 외장하드마다 산더미다. 평소에 인상적인 풍경을 보면 스냅도 많이 찍고. 이미지 저장에 대한 강박이 있는 것 같다.(웃음) OTT도 넷플릭스, 애플TV+, 디즈니플러스, 티빙, 왓챠, HBO 등 볼 수 있는 건 다 본다.
 
SuperM Group Trailer.

SuperM Group Trailer.

신경 쓰이는 비주얼이 있다면?
나는 견제하지 않고 사랑해버린다. 팬이 된다. 힘겨루기 해봤자 소용없다. 그러므로 ‘존경하는’으로 바꾼다면, 샘 레빈슨 감독, 박찬욱 감독, 봉준호 감독. 나는 봉준호 감독도 〈마더〉나 〈괴물〉 〈기생충〉을 보면 굉장한 비주얼리스트라고 생각한다.
 
 
감독으로서의 야심은?
늘 학생이고 싶다. 앞으로 아이돌 작업 외에도 미니 드라마, 사진,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할 거다. 계속 낯선 곳에 있고 싶고 거기서 안간힘을 다해 배우고 흡수해내고 방출하고 싶다. 인생을 살면서 오만해지지도, 지쳐 쓰러지지도 않고, 고이지도, 썩지도 않고, 계속 배울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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