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더로 유방암 발견한 썰.txt part.1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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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더로 유방암 발견한 썰.txt part.1

주작 아님 주의! 데이팅 앱으로 유방암 발견하고 훈남 애인 얻은 썰 푼다.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2.08.04
 
유방암 3기입니다.
일반적으로 29살에 들으리라 예상하는 말은 아니다. 틴더에서 만난 남자에게 “왼쪽 가슴에 멍울이 있는 것 같다”라는 말을 들은 지 닷새 후의 일이었다. 남자의 말을 들은 바로 다음 날, 나는 병원으로 달려가 조직 검사를 받았다. 대기실에서 친구와 통화하며 “진짜 암이면 웃기겠다”는 식의 농담을 주고받은 기억이 난다. 그게 벌써 2020년의 일이다. 암 선고를 받기 전, 나는 6년 동안 지지부진하게 이어온 연애를 막 정리한 참이었다. 이제 막 싱글이 된 사람들이 그러듯, 나는 휴대폰에 데이팅 앱을 깔고 가볍게 만날 남자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자기소개란에 “커피를 좋아함”이라고 쓴 남자가 눈에 띄었다. 그 담백한 문장이 좋아 그를 스와이프했다. 샘과의 첫 데이트는 평범했다. 술집을 돌며 수다를 떨고, 밤에는 약간의 스킨십을 나눴다. 그는 진지한 관계를 원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인터넷에 떠도는 ‘틴더남’들처럼 쓰레기 같은 분위기를 풍기지도 않았다. 우리는 곧 다시 만나기로 했다.
 
어느 날 함께 침대에 누워 있는데, 샘이 내 가슴을 손으로 문지르기 시작했다(가슴을 특별히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본 적이 있다면, 이런 게 그리 드문 일이 아니라는 걸 알 것이다. 꼭 섹스를 원해서 하는 행동이 아니라는 것도 말이다). 그가 물었다. “혹시 여기 있는 멍울, 검사받은 적 있어?” 나는 즉시 방어 모드에 돌입했다. “아니, 내 가슴 원래 이런데.”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그가 말한 부위를 손으로 더듬었다. ‘원래 내 나이엔 가슴이 약간 울퉁불퉁한 게 정상 아닌가’ 생각하면서.
 
다음 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병원을 찾았다. 그리고 초음파검사를 통해 지름 5cm 크기의 혹을 발견했다. 검사 결과를 듣는 순간 생각했다. ‘아, 망했다. 이제 사람들한테 뭐라고 하지?’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말한다는 건 암을 본격적인 내 삶의 문제로 받아들인다는 걸 의미했다. 나는 그럴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
 
나는 우선 샘과의 관계부터 끝내려고 했다. 늘 피곤하고, 아프고, 손톱과 머리카락이 빠지는 여자와 만나는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계를 끝내자는 내 말에 대한 그의 대답은 이랬다. “아니. 안 그럴 거야.”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일단 해보자. 같이 한번 싸워보자.”
 
나는 가임력 보존을 위해 IVF 체외수정 시술을 받았고(항암은 배란에 악영향을 끼친다), 이후 넉 달 동안 항암 치료에 몰두했다. 이런 일이 없었다면 “지금 뭐 해?” 같은 메시지나 보냈을 남자, 샘은 이 과정을 거치는 내내 내 옆에 있어줬다. 침대 옆에 앉아 머리카락이 다 빠진 내 머리를 쓰다듬어줬고, 내가 화장실에 갈 힘이 없어 온 벽에 먹은 걸 토했을 때도 아무 말 없이 치워줬다. 그러다 마침내 항암 치료가 끝나고 왼쪽 가슴을 절제하는 날이 왔다. 나는 내 왼쪽 가슴에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 같은 날 림프절도 전부 절제했다. 난 샘에게 말했다. “가슴 좋아하는 남자랑 만나서 유방암에 걸려버렸네.” 그가 대답했다. “괜찮아. 가슴을 좋아하는 거지 꼭 ‘가슴 2개’를 좋아하는 건 아니니까.”
 
2021년 3월부터는 방사선치료에 돌입했다. 방사선치료는 5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됐다. 그리고 지금 나는 유방 재건 수술을 기다리는 중이다. 앞으로 10년 동안은 호르몬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동거를 시작했다. 이제 나는 그가 그때 내 멍울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면 지금 살아 있지 못했을 거라는 걸 안다. 물론 그건 그냥 지나가듯 던진 말이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 해도 그 한마디가 내 목숨을 구했다는 사실만은 변함없다. 아마 나 혼자서는 그 혹을 절대로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그때까지 유방암 자가 진단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어떻게 하는지도 몰랐다. 샘은 이제 나를 ‘멍울이’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씩 내 가슴 구석구석을 살피는 ‘샘모그램’이라는 자체 검사를 실시한다. 정말 멋진 남자다. 그는 말 그대로 내 생명줄이 됐다. 우리의 이야기는 어쩌면 데이팅 앱이 진위를 알 수 없는 프로필 사진과 쓰레기 같은 남자로 가득한 곳만은 아니라는 증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훨씬 더 많은 걸 얻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 20대의 유방암 발병 위험은 50대 여성보다 2.4배 높다. 또한 유방암 환자 10명 중 1명은 20~30대라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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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강보라
    photo by Nasos?Zovoilis/Stocksy?United
    translator 박수진
    글 엘라 오머빌 글러버(Ella Omerville Glover)
    정리 테일러 앤드루스(Taylor Andrews)
    art designer 김지은
    digital designer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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