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예전에 트와이스 완전체로 인터뷰했던 거 기억나요. 다 같이 까만 드레스 입고. 그때도 정말 예쁘게 찍어주셨는데.
오늘 화보도 마음에 들었나 봐요?
저랑 처음 합을 맞추는 사진작가님이셨는데 너무 예쁘게 잘 찍어주셔서요. 옷도 멋있었고, 콘셉트도 확실했고. 평소 못 보던 모습이라 팬분들도 좋아해주실 것 같아요.
2021년은 트와이스에게 중요한 한 해였어요. 미니 앨범이 세계적 성공을 거둔 데 이어 정규 앨범이 ‘빌보드 200’ 3위를 차지하며 K팝 대표 걸 그룹의 저력을 입증했죠.
2021년은 팬들을 실제로 만나지 못하는 대신 저희가 보여드릴 수 있는 걸 최대한 보여드린 한 해가 아니었나 해요. 멤버들 모두 연초부터 준비를 정말 많이 했거든요. 한국·일본·미국 앨범을 각각 준비하느라 매일 녹음하고 안무 연습하고. 열심히 준비한 만큼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 너무 감사해요.
실은 “트와이스가 기염을 토한 한 해였다”라고 말하려다 참았어요. ‘기염을 토하다’라는 말 알아요?
귀욤을 토하다? 뭐지? 우리가 좀 성숙해졌다는 얘긴가?
으흐흐, 사나 씨 방금 너무 귀여웠어요. 사나 씨가 한국말을 워낙 잘해 혹시나 해서 물어봤죠. 요즘도 따로 시간 내서 한국어 공부해요?
몇 년 전부터 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는데 생활에 큰 불편이 없다 보니 자꾸 미루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단어도 자꾸 잊어버리고 철자도 막 헷갈리고요.
그렇구나. 가장 최근에 배운 한국말은 뭐예요?
기염을 토하다?(웃음)
최근에 낸 3집도 기염을 토하는 중이죠. 이번 앨범, 진짜 너무 좋더라고요.
정말요? 와, 감사합니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트랙 구성에서 데뷔 6년 차 걸 그룹의 변화와 성장이 또렷이 느껴졌어요. 타이틀곡인 ‘Scientist’만 해도 사람들이 트와이스 하면 반사적으로 떠올리는 ‘Cheer Up’이나 ‘TT’, ‘Signal’ 같은 댄스 팝과는 느낌이 달라요. 좀 더 어른스럽고, 우아하죠.
그렇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가 ‘Ooh-Ahh하게’라는 곡으로 데뷔를 했잖아요. 이번 ‘Scientist’ 뮤비는 의상 콘셉트가 크게 4가지였는데, 그중 하나가 ‘Ooh-Ahh하게’ 때 느낌이었다면 다른 하나는 아예 반대되는 느낌의 슈트였어요. 이렇게 완전 다른 의상이 동시에 나오는 것만 봐도 트와이스의 변화를 느낄 수 있죠.
‘Scientist’ 듣는데 “사랑 앞에서 이론이 무슨 소용”이라는 가사가 귀에 쏙 꽂히더라고요. 사나 씨는 사랑 앞에서 어떤 사람인가요? 이론만 빠삭한 타입? 아니면 감정에 충실한 타입?
제가 평소에 멤버들한테 스킨십을 정말 많이 하는데요, 그런 걸 보면 저는 그냥 느낀 대로 행동하는 사람 같아요. 껴안고 싶으면 껴안고, 예쁘면 예쁘다 말하고, 멤버들한테 “네 사진 너무 예뻐서 폰에 저장해놨다” 뭐 이런 얘기도 하고요.
타이틀곡 말고, 사나 씨가 꼽는 이번 앨범 최애곡은 뭐예요?
음, ‘Push & Pull’이라고 제가 참여한 첫 유닛 곡이 있는데요.
역시 최애곡은 내 노래?
그럴 줄 알았죠?(웃음) 물론 그 곡도 좋아하지만! 그거 말고 ‘알고 싶지 않아(Rewind)’라는 곡이 있어요. 보통 트와이스 노래 하면 밝은 노래 아니면 콘서트에서 부르기 좋은 노래를 떠올리기 쉬운데 이건 좀 딥하다고 해야 하나? 트와이스에게 흔치 않은 노래여서 개인적으로 좋아해요.
사나의 플레이리스트도 궁금해지네요. 요즘 무슨 음악 들어요?
저는 좀 잔잔한 음악 좋아해요. 소파에 누워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거.
예를 들면?
(휴대폰에 있는 숀 멘데스 앨범을 보여주며) 제가 앨범을 전체 재생으로 듣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이건 전 곡이 다 좋아 요즘 즐겨 듣고 있어요.

카디건 2백62만원, 블라우스 1백53만원, 스커트 2백88만원, 토트백 2백30만원 모두 프라다.
맞아요! MBTI가 생기기 전에는 제가 왜 이런가 했거든요? 대기실에서 다들 조용히 휴대폰 보고 있는데 저 혼자 막 놀고 싶고, 수다 떨고 싶고 그런 거예요. 그때마다 매니저 언니, 오빠한테 놀아달라고 졸랐는데 나중에 혼자 ‘E’라는 결과를 받고 나니 아, 다 이유가 있었구나 싶고.
근데 반전인 게, 10대 때는 트위터에 “낯가림이 고쳐지지 않아”라고 썼어요.
어려서 딱히 낯가림이 있었던 것 같진 않고, 그때는 그냥 누군가랑 같이 있는 게 어색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안 그래도 요즘 낯가림이 좀 생긴 것 같아서 멤버들한테 물어보니까 다들 무슨 소리냐고, 네가 무슨 낯을 가리냐고.(웃음)
얼마 전 모모와 함께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 콘서트 현장을 찾은 모습이 화제였어요. 춤에 대한 열정이 꽤 있죠?
네, 그렇잖아도 ‘Yes or Yes’ 준비할 때, 앞으로는 안무 난이도를 조금 올렸으면 좋겠다고 회사에 얘기했어요. 활동할수록 욕심이 나더라고요.
곧 월드 투어가 예정돼 있죠. 오랜만에 팬들과 만나는 자리인데 기분이 어때요?
제가 〈스우파〉 콘서트 가서 보니까 소리를 안 지르는 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모모랑 우리 절대 소리 지르면 안 된다고, 조심하자고 서로 신신당부했는데 막상 시작하니까 저도 모르게 자꾸 “아!” 소리가 나오는 거예요. 저희도 이런데 팬분들은 오죽할까 싶고. 진짜 지금 제일 듣고 싶은 게 ‘원스’들 목소리예요. 그걸 듣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큰 것 같아요. 그래야 무대 할 때도 더 흥이 나거든요.
그럴 것 같아요. 그 기운을 무시하기 어렵죠.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시기니까. 지금으로서는 ‘원스’들이 그 자리에 있다는 거,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참, 사나 씨 인터뷰 준비하면서 〈식스틴〉(트와이스 멤버 선정 과정을 담은 서바이벌 프로그램) 다시 봤어요.
악, 보지 마세요!(웃음)
연습생 시절 풋풋한 트둥이들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다들 어엿한 가요계 선배네요.
그쵸. 안 그래도 이번에 음방할 때 저희한테 인사하러 오고 싶어 하는 후배들이 있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어렵겠다고 이야기를 했거든요. 근데 그 친구들이 대기실에서 울었다는 거예요. 그 말 듣고 관계자분들에게 잠깐이라도 인사하게 해달라고 양해를 구했어요. 데뷔 초에 저희가 선배님들 보는 심정이 딱 그랬거든요. 근데 이제 반대 입장이라고 생각하니 너무 신기하고 마음이 가는 거예요.
몇 살까지 트와이스로 활동하고 싶어요?
마음 같아서는 10년, 20년 계속하고 싶죠. 꼭 1년 내내 활동하지 않더라도 S.E.S. 선배님들처럼 갑자기 모여서 콘서트도 하고, 그런 팀으로 영원히 남았으면 좋겠어요.
트와이스에서 유일하게 형제가 없는 외동딸이에요. 그래서인지 인터뷰에서 멤버들의 소중함을 자주 언급하더라고요.
제가 원래 정이 좀 많은 편이에요. 한번 내 사람이 되면 평생 함께하고 싶어 하고요. 저희 멤버들은 친한 친구이자 좋은 가족이자 비즈니스 파트너인데, 그게 다 합쳐진 관계라는 게 참 말로 설명하기 힘들어요. 일단 가족한테 비즈니스 이야기를 하지는 않잖아요.
하더라도 상대가 다 이해하기는 어렵죠.
그렇죠. 근데 저희 멤버들은 모든 걸 다 이해해주고 공감해주고 거기에 의견까지 내주니까, 서로 없어서는 안 되는 그런 존재가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크롭트 카디건 1백61만원, 스커트 2백33만원, 버킷 해트 1백56만원, 타이츠 1백6만원, 메리제인 슈즈 1백78만원 모두 프라다.
연말 무대랑 전세기요.(웃음) 제 생일이 12월 29일이거든요. 데뷔 이후 생일 때마다 늘 전세기를 타고 왔다 갔다 했던 기억이 나요.
오, 미리 축하해요. 한국에선 겨울 태생이 추위에 강하다고들 하는데 어때요?
전혀요. 추위에 정말 약해요. 손발도 너무 차가워지고. 근데 그건 좋아요. 겨울만이 갖고 있는 향기!
맞다, 향에 관심이 많죠.
맞아요. 중독이에요, 거의.
요즘 특별히 빠져 있는 향 있어요?
예전에는 무조건 달달하고 여성스러운 향을 좋아했는데 요즘은 중성적인 향에도 관심이 가요. 좀 남성적인 향이요.
혼자 있을 땐 뭐 하면서 시간을 보내요?
제 방에 향초가 정말 많거든요. 그때그때 끌리는 향초를 켜고, 컴퓨터에 듣고 싶은 노래 걸어놓고, 누워서 휴대폰 봐요. 그게 정말 제 힐링 시간이에요.
저랑 사나 씨의 유일한 공통점인 것 같네요.(웃음) 휴대폰으로 주로 뭐 봐요?
이걸 지금 굳이 봐야 하나 싶은 거? 유튜브에서 알고리즘 뜨는 거 계속 보다가 ‘나 지금 뭐 하는 거지?’ 이러고.(웃음)
언젠가 “지금 눈앞에 있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행동하자”를 좌우명으로 이야기했어요. 지금도 비슷해요?
음, 비슷하긴 한데 방향이 조금 달라진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겁이 좀 나더라도 일단 뛰어들었거든요. 근데 나이를 먹으니까 그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예전에는 ‘그냥 해보자’ 하고 딱 시작했는데 요즘은 자꾸 못했을 때를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연예인으로서 활동하고 있을 때 도전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후회 없이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사나 씨 팬들은 ‘샤모닝’으로 아침 인사를 나누더라고요. 저는 ‘샤이브닝’으로 마지막 인사를 대신할게요.
아, 귀여워. 나중에 써먹어야겠다. 샤이브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