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터치 마이 노브라! 에디터의 노브라 일지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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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터치 마이 노브라! 에디터의 노브라 일지

화사 노브라, 설리 노브라 논란?! '관종'이냐고? 천만에! 벌건 대낮, 잠시라도 노브라로 바깥을 쏘다녀본 당신이라면, 그렇게 단순하게 말 못할 걸? 노브라 3년차 에디터가 처음부터 낱낱이 말해줄게. ::노브라, 브라탑, 가슴, 유두, 관종, 설리, 섹스, 화사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19.07.10


(출처:화사 인스타그램) 노브라(심지어 완전 노브라도 아니고 패드를 댄 듯 보이는)로 뜨거운(?) 반응을 불러온 화사의 공항 패션. 

왜?뭐? 시원하고 예쁘기만 한데.









때는 3년 전. 한낮에는 땡볕이, 밤에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던 딱 좋은 초여름 날이었다. 같이 살게 된 지 얼마 안 된 파트너와 야밤 자전거 라이딩을 하자며, 의기투합했다. 낑낑대며 자전거 두 대를 겨우 싣고 엘리베이터에 탔다. 새하얀 형광등 불빛 아래 너와 나. 너는 아래 위로 날 훑어보더니 질문을 던졌다.



혹시 안 했어?”


(너의 시선은 정확히 나의 가슴을 향해 있었으나, 짐짓 모른 체하며) “?”


브라 말이야.”


? 안 했는데?”


하아정말 너무 싫다.”


(여기서 잠깐, 나는 상의 탈의를 한 것이 아니다. 노브라 위로 짙은 보라색의 헐렁한 반팔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렇다. 그가 "정말 싫다"며 내뱉은 깊은 한숨의 원인은 내가 상의 탈의를 해서도 아니요, 너무 쎈 형광등 불빛 때문도 아니요, 좁은 엘리베이터에 싣기는 심히 무거웠던 싸구려 자전거 탓도 아니었다. 바로 나의 노브라 때문이었다. 나는 한숨 발생 1초 만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는데, 그 상황을 설명하기 전에. 내 노브라의 역사에 대해 잠시 짚고 넘어가자.


나는 그때만 해도 낮브밤노의 생활을 보내던 시기였다. 낮에 회사 갈 때는 브래지어를 착용하고, 저녁 귀가 즉시 신발과 함께 브라부터 풀어버리는 일명 '유연노브라제'. 아마도 대부분 여성들의 생활 패턴도 비슷할 것이다. 다만 나의 노브라는 '집 안'으로만 국한되지 않았다. 귀가 후 다시 외출할 일이 생겨도 나는 거의 노브라를 고수했다. (한 번 풀어버린 브라는 다시 채우는 게 아니거늘!) 더구나 그날의 자전거 라이딩은 운동 아니던가. 그 불편한 브라를 운동할 때마저 꽁꽁 싸매야 할 이유는 더욱이 없었다는 말이다. 다시 엘리베이터 노브라사건(!)으로 돌아가 보자. 내 분노의 내용은 이랬다.


뭐가 싫어? 내가 브라 안 한 게 싫어? (손으로 가슴을 마구 뒤흔들며) 내가 이걸로 사람을 팼어? 뭘 했어? 너나 다른 누구한테 무슨 실질적인 피해를 끼쳤어? 브라가 여자한테 얼마나 불편하고 억압적인지 니가 알아? 여기에 문제가 있다면 그걸 안 좋게 보는 니 시선이 문제지, 내 노브라가 아니야. 니 시선부터 고쳐!”



(출처:설리 인스타그램) 노브라가 왜 당신들의 찬반 논란의 대상이 돼야 할까? 우리 모두에게는 노브라를 선택할 자유가 있다. 이렇게 편하고, 건강한 것을! 설리의 사진 속 티셔츠 문구처럼 "Girls Supporting Girls!" 


나는 말미에 정말 재수 없어!”라고소리를 지르고는 뛰쳐 나왔다엘리베이터 안에는 간만의 라이딩에 들떴을 싸구려 자전거 두 대와 자신의 한숨이 이 정도의 욕받이로 돌아올 줄은 상상도 못했던 듯 얼 빠진 네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너는 뒤늦게 나를 쫓아오기 시작했다.


, 일단 내가 미안해. ? ?”

(뭐라? 일단? 그럼 이단은? 삼단은?)


야 쫌! 이게 이럴 일이냐?" 

(먼저 "너무 싫다"고 말한 건 너거든?)


"그만 화 풀고 자전거 타러 가자!”

(자전거로 한 번 맞아볼래?)


나는 한 번 더 “네 말마따나 너무 싫으니까 쫓아오지 마라고 쏘아붙인 뒤, 거의 경보 선수의 속도로 그를 따돌렸다이날의 일화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금세 회자가 됐다. “(혀를 끌끌 차며) 너도 참 너다라거나거 좀 부드럽게 말하지”, “마누라 가슴 누가 볼까 봐 그런 걸, 뭐 그렇게 빡빡하게 구냐?”까지. 여남을 초월한 대부분의 친구들이 그의 입장을 심히 이해해주었다. 내 입장은 분명했다. 내가 좀 재수 없게 말한 건 아는데, 내 가슴으로 니들이 이럴 일이 절대 아니다. 


그렇다면 나는 친구들의 바람대로 조금은 부드러워졌을까? 이 사건을 계기로 나의 노브라 또한 한결 조심스러워졌냐고? 천만에! 나는 이날로 '낮노밤노', 아침-점심-저녁-밤-새벽까지 ‘24시간 완전 노브라를 결심하게 된다.



-아무도 안 기다려도, 다음편은 계속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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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성영주
    사진 화사, 설리 인스타그램, Nick Onken
    디자인 조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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